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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와 예술

김영태

대중문화와 예술

 


: 김영태(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영국에서 18세기 후반에 시작되어 약 1세기 동안 진행된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를 도래케 했다. 또 종교개혁, 프랑스 대혁명, 영국의 명예혁명 등 서양의 여러 정치사회적인 변혁은 대중문화가 형성되는데 기여했다. 근대 이전에는 모든 문화가 왕과 귀족의 삶과 정서를 반영했다. 대중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멀리는 1900년대 부터이고, 가깝게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 부터다. 특히 인쇄 매체의 발달과 라디오, 텔레비전 등 여러 대중매체의 발달은 대중문화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예술은 왕, 귀족, 성직자 등 지배계층을 위한 문화다. 르네상스시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예술은 제의적인 기능이 주된 역할이었다. 종교적인 내용을 특정한 형식으로 재현한 것이다. 또 지배계층이 아닌 대중들은 예술을 누리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특정한 계층만 즐긴 것이 예술이고, 예술의 개념도 현대와는 많이 차이점이 있다. 기술과 예술의 구분이 애매모호했고, 수공예적인 기술과 장인정신이 존중되었다. 신을 찬양하고 이상향적인 것을 추구한 것이 근대 이전의 예술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시작된 현대사회는 정치, 역사, 사회문화적으로 그 이전의 시대와 많은 차이점이 있다. 유럽중심의 역사가 끝나고 미국이 주도하는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또 귀족사회 혹은 상류사회문화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대중문화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의 내용이 대중들의 삶과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또 대량생산 및 대량소비로 인해 새로운 대중문화가 조성되었다. 이와 같은 문화가 현대미술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양차 세계대전이후 세계의 중심이 된 미국은 역사가 짧고 다민족국가이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문화가 없고 모든 것이 새롭게 형성된 문화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상징되는 미국사회는 과거의 역사를 계승해서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습과 문화를 바탕으로 역사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귀족문화가 중심이 아니고 유럽에서 이민 와서 살아가고 있는 대중들이 만들어낸 문화가 중심이다.


 

195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세계 문화의 중심지는 프랑스 파리였다. 하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세계를 주도하고 유럽의 예술가들이 미국 뉴욕으로 삶을 터전을 옮기면서 중심지가 뉴욕으로 옮겨졌다. 미국의 문화예술은 20세기 초반까지 하더라도 유럽에 비해서 후진적이었다. 하지만 1950년대부터는 제도적으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미국이 문화예술을 주도했다. 1950년대에는 잭슨폴록과 같은 추상표현주의 화가가 주목을 받았다. 1960년대부터는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워홀과 같은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이 새로운 미술담론을 생산하면서 미국이 현대미술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개념미술 이후 포스트모더니즘미술이 형성되면서 1980년대에는 미국미술 자체가 현대미술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팝아트 작가들은 미술의 소재를 대중문화에서 차용했다. 그 결과 대중문화와 고급문화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현재 팝아트는 새로운 고급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팝아트 작품이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경직되어 있는 문화예술제도에 반발해서 발생한 팝아트가 또 다른 고급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다.


 

18세기에 발생한 산업혁명 이후 지난 수 세기 동안 인류는 빠른 속도로 삶의 풍경이 변화했다. 과학기술의 발전 및 자본의 확대, 이데올로기 시대의 시작 및 종언,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보편화, 인터넷의 일반화, 글로벌화 등 여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적인 배경이 작용하여 새로운 역사적인 패러다임을 형성되고 있다. 그 중에서 디지털테크놀로지와 인터넷은 삶의 모습 및 터전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의 진보와 지식의 대중화는 말 그대로 대중문화시대를 열고 있다. 인터넷 공간은 정보와 지식이 넘친다. 그것을 수집해서 가공하고 재편집해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새로운 형태의 지식생산 과정이다. 과거에는 지식 및 정보를 특정한 계층이 독점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어서 그것이 불가능하다. 또 뉴스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사라졌다. 블로그, 미니홈페이지, 페이스북 등 여러 1인 미디어에 의해서 정보와 뉴스가 가공 및 소통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사진, 영상 등 이미지의 생산 및 가공도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특정한 정보나 뉴스가 소통되고 널리 퍼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말 그대로 한순간이 되었다. 이러한 매체환경의 변화로 인해 역기능도 발생하고 있다. 자정적인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정보와 뉴스를 분석해서 수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식 및 정보의 대중화, 기술의 진보로 인해 누구나 손쉽게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예술은 특정한 코드를 이해하는 사람들만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중 혹은 대중적이라는 말로 표현 될 수 있는 것은 예술적인 가치와 간격이 있다. 누구나 쉽게 이해 할 수 있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대중적인 그 무엇이지 예술은 아니다. 물론 대중적인 것도 예술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하지만 예술 그 자체는 아니다. 예술은 시대와 만나야 하고 시대를 읽어야 한다. 또한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 흔히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런데 문화와 예술은 의미상으로 차이점이 있다. 문화는 포괄적인 것이다. 대중적인 것과 고급문화를 모두 포함한다. 심지어는 상업적인 것까지 한울타리 안에 포함시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문화와 순수예술은 차별점이 존재한다.

 

동시대 이미지문화를 주도하는 사진에 국한해서 이야기해보자. 인터넷 공간을 차지하는 많은 콘텐츠 중에 하나가 사진이미지다. 사진은 이제 특별한 기술 없이 누구나 생산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진이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술사진은 동시대를 반영하고, 작가의 정체성 및 진정성이 느껴져야 한다. 또 아방가르드적인 태도가 작품을 제작하는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예술적인 요소가 존재할 수는 있지만 예술작품은 아니다. 누구나 보편적인 코드를 바탕으로 읽고 감동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내부구조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동시대 예술 전반으로 되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현대예술은 그 영토를 점점 더 넓혀서 대중문화의 한 부분도 수용했다. 하지만 그것은 작가가 동시대의 특정한 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서 선택한 표현형식 혹은 수사법이지,  대중문화 그 자체가 예술작품은 아니다. 예술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시대를 읽고 주도해야 한다. 그것에 예술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 세부적으로는 좀 더 다양한 양상으로 동시대 예술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예술의 최전선은 진보적인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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